~ 08 24

썰 백업

느긋하게 ... 


 

0817 연상의 전제

 

 의외로 세실리아는 글라디오보다 한 살이 많은 누나… 아무튼 그런 포지션~ 입니다만 알로라와 어떤 소년에게는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는 요소네요 이유라면 역시 본인을 포함한 알로라 지방의 모두가 소녀의 나이를 모르기 때문으로… 소년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정확한 것을 모르기에 눈에 보이는 이미지로 대충 자신이랑 비슷한 나이겠구나 하고 추측할 뿐입니다. 그렇지만 마음속 한편에는 굳이 따지자면 역시 자신이 연상이겠지 하는 생각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렇지 않고서야 이 상황을 설명할 수가 없잖아 (아) 도련님 죄송해요.. 그러니까 이런...

 조금 섣부른 판단 같기는 해도 여동생에게 상냥하고 믿음직한 오라버니인, 소년에게 있어서 저런... 저런 세실리아의 '역으로 손이 가게 하는' 행동들은 애초에 본인이 생각하는 연상 키워드 범주 내에 들어가 있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세실리아가 유독 덜렁거리는 소위 트러블 메이커의 소녀가 된 것은 아무래도 기억의 공백과 연관이 있는지라 이곳, 알로라에서 안정감을 찾고 공백도 어느 정도 메우게 될 즈음에는 그런 행동들의 빈도도 덜 해지게 되네요 자잘한 건... 본연의 성격탓도 있지만요(ㅋㅋ

 그때가 오면 소년이 하던 일을 소녀가 하게 되는 날도 종종 있지 않을까 합니다. 시간이 흘러도 저 웃는 낯과 부스스한 머리도, 느긋한 말투도 전혀 변하지 않았는데 기억에 깊이 박혀있는 소녀와는 다르게 옷매무새가 흐트러지셨는데요? 하면서 옷을 정리해 주는 능숙한 손길을 받다 보면 괜히 잡생각에 빠져들어서는...

 사실 저런 행동들이 점점 늘어난다면, 세실리아는 그가 생각하던 범주에 들어맞는 행동들을 보이는 것이 되는데 그렇게 되더라도 글라디오는 꿋...꿋하게 자신이 연상이라고 생각할 것 같죠 (ㅋㅋ) 물론 소녀의 기억은 돌아오지 않는지라 영원히 진짜 나이는 알지 못하게 될 소년이네요

 

 

 

0809 요즘 잘자 글라디오 군

 

 

어떤 소년과 만나기로 한 그날은 유독 가는 길에 몬스터볼을 든, 눈 반짝거리는 트레이너들이 많아서… 오래간만에 헤매지도 않았고 제시간에 도착하겠구나ㅡ 싶더니만 결국 평소처럼 약속한 시간을 어기고 마는 소녀입니다. 마지막 배틀을 끝내고 급하게 약속 장소에 도착했을 때는 도끼눈으로 팔짱을 낀 채로 쳐다보고 있는 도련님이… 그래서 오늘은 왜 늦었지? 하고 물어보면 고민하던 소녀, 루가루암의 털이 많이 엉켜서 잠시 빗질 하고 가도 될까요? 하고 역으로 물어볼 것 같네요 동문서답 같지만 털을 빗어 주는... 포켓 리프레의 일종! 을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방금 막 배틀을 치렀다는 증거가 되기도 해서… 금방 의도를 알아차린 소년은 한숨 푹 쉬고 그래 그러던가. 하면서 근처 공간에 털썩 앉을 것 같습니다 네 머리도 어떻게 해야 하는 거 아냐? 하는 말은 피곤해서 곤히 접어두는 (ㅋㅋ) 이렇게 세실리아가 뭔가를 한다거나 말을 꺼낼 때는 얼굴에 인상 가득하고 주름 안 잡힐 날 없다가도 막상 그 애가 지금처럼 아무 말 없이 곁에만 있으면 묘하게 마음이 편해질 것 같은 글라디오입니다^… 기다리는 시간도 길었고 평상시에도 늘 마음 한편이 편하지 못한 하루하루를 보내는지라 따뜻한 알로라의 햇빛 아래 노곤해진 채로…그런 소녀 곁에 앉아 있다 보면 긴장이 풀려 슬슬 졸기 시작할 법도 하네요. 빗질을 어느 정도 마무리한 세실리아가 그에게로 시선을 돌린 순간에야 어깨에 툭 하고 기대오는 무게감이… 너도 한숨 자라는 말에 반대쪽에 엎드려 누운 루가루암을 쓰다듬어주며… 시선은 도련님에게로••• 좀처럼 보이지 않는 행동이라고는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놀라는 등의 격한 반응을 보인다거나 깨울 생각은 전혀 없는지라 미소 띤 채로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있다 보면… 문득 드는 기시감에 눈을 뜨는 소년. 당연하게도 눈을 떠 고개를 비틀자마자 보이는 건 세실리아네요. 그리고 그 상태로 몇 초간 시선만 마주하다가 상황을 인지한 어떤 소년은 다시 스르륵 눈을 감아 버릴 것만 같죠(ㅋㅋ) 자는 척이라던가 그런 건 아닌데 그냥 뭔가, 좀.

 

안녕히주무셨어요?

 

다만 영문 모를 세실리아는 일어나셨다가 왜 다시 눈을 감으시지… 하고 생각할 뿐. 영 가만히 내버려두지는 않는 탓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도련님은 아무렇지 않은 척 시간을 지체했으니(…) 다짜고짜 빨리 움직이자는 말로 대답을 대신할 것 같네요. 그렇게 말하는 얼굴은 조금 인상을 쓰고 있는 평상시의 그 표정으로 돌아와 있어서… 저 표정은 자신이랑 있을 때 유독 많이 (알고는 있죠) 짓는 것일까 라던가, 아까의 편히 자던 얼굴의 소년을 떠올리는 등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별말 없이 그를 따라갈 소녀입니다…

 

 

 

 

 

 0505 의지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아침부터 마주한 건… 대략 7살 정도로 보이는 어린 소년입니다. 특이점이 있다면 자신이 아는 사람이랑 꽤 비슷한 것 정도. 이름을 물어보니 설마 했는데 역시나! 다만 낯선 사람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세실을 바라보는 것이 어째 기억도 어린 시절로 돌아간 모양입니다. 뭐가 되었든 이래서야 대표 대리의 업무를 맡는 건 불가능하고… 결국 원래대로 돌아올 때까지 어려진 소년을 맡는 건 소녀의 몫이 되네요. 여동생인 릴리에 아가씨로부터 글라디오의 어린 시절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는데, 들은 대로 의젓하고 앞가림 잘하는 소년. 다만 그가 낯을 가리고 있다는 점이 묘하게 걸립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릴 적부터 에테르 파라다이스에서 지내왔지만, 그의 기억과 그로부터 한참 지난 이곳의 환경은 꽤 다른 점이 많고, 가족도 지금은 이 자리에 없고. 더군다나 자신 역시 지금 그에게 있어서 의지가 되는 사람은 아닐 것 같아서. 할 일을 하는 중간중간에도 옆에 있는 어린 소년에게 말을 걸어봅니다. 포켓몬 이야기라던가, 실버디에 대한 거라던가, 자신의 이야기도….

 

이름이 세실리아인데 내가 세실이라 부른다고?

... 왜?

음. 그거야 저도 잘.

 

친해지기 실패! 그냥 가만히 곁에 있는 편이 좋을까 싶어 마저 도구 정리를 하는 소녀입니다. 다만 세실리아가 놓치고 있는 점이라면, 어린 소년이 낯선 상황에서도 묵묵히 곁에 있는 이유는... 이미 어느 정도의 안정감과 친말함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유는 단순히 본래의 글라디오가 세실리아랑 상당한 시간을 함께해왔기 때문입니다. 어려지는 바람에 기억은 없어도... 느껴지는 익숙함이 있고 느낌이 있고. 영 믿음직스럽지도 않고, 의지가 되지도 않지만 정말 그로부터 오는 느낌 하나로 손을 뻗어 곁에 있는 이의 비어있는 손을 잡으려다가는... 이를 눈치챈 세실리아가 말을 걸어오면 모른 척 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에 첫 만남으로부터 몇 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그에게 도움이 되고픈 소녀는 차마 잡지 못한 손을 잡아주며 제가 의지가 되나요? 하고 묻습니다. 그럼 소년은 딱히... 라며 아닌 척을 하고... 원래대로라면 좀 고민은 해도 솔직하게 대답해줄 것 같은데 어려진 도련님이란... 그래도 평상시에는 찾아보기 힘든 (ㅋㅋ) 좀 더 순수한, 포켓몬이라던가 여러가지 기술을 볼 때마다 눈을 반짝반짝 빛낼 것 같은 모습 등. 세실리아도 이런 모습을 보며 나름 신선한 하루를 보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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