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리 님 타로 커미션 백업
밤이 깊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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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는 평화롭고 여유롭습니다. 문명, 문화가 발전하고 있으며 사람들은 먹고 살 걱정 없이 서민들도 그런 걸 즐기러 다닐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곳도 여러 위기를 맞이할 뻔했지만 외교나 협상을 통해 요리조리 피해가며 주변국과 같은 큰 피해는 받지 않은 나라로 보입니다. 그런 노력이 쌓여 지금 빛을 보고 있는 것이지요. 그 평화 속, 어느 저택에서 청아한 종소리가 납니다.
그 종소리가 익숙한 저택의 사용인 세실리아. 그는 이 나라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자입니다. 그러나, 여기가 고향은 아닙니다. 주변국의 분쟁이나 전쟁이 오랫동안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때 이주해오거나 도망쳐 나온 어린아이가 여기 정착하고 성장해 살아남은 것입니다. 세실리아는 정말 어릴 때 이곳에 도착하여 옛일은 어렴풋한 도망치던 기억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가족이나 고향, 친구들에 대해 아주 작은 기억과 단서뿐이어서 이 나라에서 전전하며 메이드 일을 하게 된 후로 떠나본 적도 없다고 합니다. 메이드로서는 우수하지만 일이 없으면 때때로 수심에 잠긴 모습을 보이는- 어쩌면 지금까지 그 모습을 아는 사람은 몇 없었을 겁니다.
현재 세실리아가 모시는 귀족가의 도련님 글라디오. 그는 어린 나이임에도 벌써 가문의 운영이나 사업, 정치에 뜻이 있습니다. 가족들의 건강이나 관계가 불안정한 게 그 이유로 보입니다. 유흥이나 오락보다는 이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에 더 관심이 많아 사용인들도 도련님은 너무 철이 일찍 들었다며, 믿음직스럽다 여기는 동시에 걱정합니다. 사용인들은 물론 지인들(주변 가문이라거나?) 사이에서의 평판도 좋은 것 같네요.
글라디오는 사용인들 중 세실리아를 꽤나 의지하고, 자주 부릅니다. 세실리아는 다른 가문을 모셔본 적도 있고, 여러모로 일에 능숙하기 때문에 자신이 중요한 일이나 공부를 할 때 완벽하게 보조해주거든요. 거의 비서처럼 여깁니다. 세실리아가 자신을 모시는 건 익숙하기 때문에 오늘은 무슨 간식이 좋다거나, 연락할 게 있으니 준비해달라거나 하는 얘기는 꼭 뚜벅뚜벅 찾아가서 말하고 돌아선다고 합니다(하루 루틴을 다 알고 있는지 자연스럽다).
에피소드를 보면, 세실리아는 글라디오네 저택에 자리잡기 전까지는 일할 곳을 여러 번 옮겼었다고 해요. 한 주인을 이렇게 오래 모신 건 여기가 처음입니다. 몇 년마다 옮기지 않고 십 년 넘게 도련님이 크는 걸 보게 되었나봅니다. 그래서 개인적인 의미로도 평화를 찾은 지금에야 오히려 과거의 두려운 기억이 종종 떠오르기도 합니다.
세실리아는 여러 정세에 대한 소문을 듣거나 신문을 보기도 하며 자신의 고향이나 바깥이 어떤 상황인지 알아두곤 합니다. 특히 최근까지도 이어져오는 말들을 들으면 마음이 아픕니다. 이 나라에 도달한 난민들이 있다 해도 흩어져 있으니 떠나보지 않으면 만날 수 없으며, 살아있는지도 불분명한데 어떡해야 할지는 그도 평생 고민해온 숙제입니다. 이대로 지내는 것도 정말 즐겁지만 때때로 악몽을 꿔요.
글라디오는 그 이야기를 들은 적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 어릴 때의, 세실리아는 도련님이 기억할 수 없으리라 생각하는 예전 일입니다. 글라디오에게는 세실리아가 언젠가 위험한 나라에 돌아가버릴까 작은 두려움을 가지게 된 때였다고 하네요. 나에게 매일 차와 간식을 챙겨주는 세실리아가 언젠가는 일을 그만둔다고 할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불안 수준은 아니지만 정말 가끔, 세실리아가 홀로 빨래를 널고 나서, 요리를 지켜보며 멍하니 생각하고 있는 뒷모습을 보면 떠올라버리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마음이에요. 그럴 때면 부모님과도 비슷한, 속모를 복잡한 표정을 하고 있으니까.
일단 두 사람이 어떻게 되는가 보면, 글라디오는 세실리아에게 큰 애착이 있어 크면서도 의지하거나 더 큰 역할을 주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옆에 있는 가족 같은 사람이니까요. 함께한 시간만으로는 그럴지도... 철이 들고 나면 세실리아가 떠나도 막지 않는다고 미리 결정해두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세실리아 또한 이곳을 떠나는 상상을 하다가, 도련님이 원한다면 이대로 살아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거라고.
후일담을 보면 둘은 그런 마음을 서로 이야기하지는 않고 계속 눈치를 보거나, 속내를 유추하며 말하지 않은 가설처럼 남겨두는 듯하네요... 나이를 더 먹어갈 때까지도요. 어느정도 그게 굳어지고 나면 돌이킬 수 없게 될 것 같습니다. 글라디오가 가주가 된다거나 하는 중요하고 큰 사건이 생길 거거든요.
질문1. 세실리아가 도련님 곁에서 장기 근무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당연한 얘기 같지만 조건이 좋았습니다. 이전에 마음에 들지 않는 환경이었거나 해고를 당했거나 한 듯한데(ㅠ) 옮겨온 후로는 불만스런 일이 없어서 그대로 잘 지냈다는 느낌?! 어린 도련님을 지켜보는 것도 뿌듯했고 말이죠.
질문2. 세실리아가 생각한 글라디오의 첫인상
엄청 과묵한 성격이려나... 크면 속내를 절대 말하지 않아서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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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3. 글라디오가 생각한 세실리아의 첫인상
만능메이드, 고참사용인경력일짱 어째선지 모든 레시피를 알고 있고 눈치가 빨라 (편하다)
+ 이게 처음엔 뭐 부탁하기 편하다 였을텐데 나중에는 그냥 당연하게 가족같아진 것 같아서 귀엽스비다.
질문4. 그렇다면 역시 이 세계관 속 세실리아는 비교적 사고를 덜 치는 편인걸까요
네 그렇네요! 예전엔 몰라도 지금은 완벽. 아무래도 이 세상에서는 허드렛일 하면서 컸을 것 같구...
질문5. 글라디오가 생각하기에, 세실리아와 함께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을 두루뭉실하게라도 알 수 있을까요?!
밤에 몰래 같이 저택을 나가서 시장 거리나 산책길을 구경하고 온 적이 있는 것 같아요. 글라디오가 힘들어 보여서 그랬는지, 본인이 궁금해해서 벌어진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소년 시절이 아닌가 싶네요. 그 날 달의 모양까지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인상깊었다나...
질문6. 세실리아가 생각하기에, 글라디오와 함께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일
세실리아는 일상 속 글라디오의 모습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자신을 부르는 종소리나 목소리, 발걸음의 속도로 이번엔 뭘 부탁할지 예측한다거나, 도련님 취향이 바뀌어버렸다고~? 그런 걸 알아가는 순간 순간이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구리 머릿속 상상: 14살이 되었으니까 더이상 로즈 티는 싫으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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